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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라이선스 준수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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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9-12 09:14 조회11,7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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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교수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 이하 ‘OSS'라 함)는 전통적으로 리눅스 서버, 웹서버(Apache) 등 서버 영역에서 강세였으며, 최근에는 PC(리눅스, Firefox, Open Office), 임베디드, 플랫폼 분야에서도 급속하게 세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모바일 OS분야에서는 구글(google)의 안드로이드(Android) 플랫폼, 삼성전자 등의 LiMo 플랫폼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OSS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소프트(MS)는 OSS 기업과 제휴를 맺었으며, IBM은 오픈소스 공동체, 초기 벤처기업과 협력 등 오픈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혁신 네트워크 전략을 수행 중이고, 구글은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방으로 협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비즈니스의 핵으로 진행하고 있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OSS 시장은 연평균 18.8%씩 성장하고 국내의 경우는 연평균 20.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개된 소스코드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잘 활용할 경우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OSS 라이선스’가 부과하는 법적 책임과 그 위험이 잠재되어 있음에도, OSS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그 위험 등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IT 기업들의 OSS 사용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따른 저작권법 위반, 라이선스 위반 등에 관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Jacobsen 사건, 오라클과 구글의 저작권 분쟁 소송이고, 한글과컴퓨터는 미국에서 OSS 라이선스 위반으로 인한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등 분쟁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업용 소프트웨어(commercial license)를 이용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준수해야 하듯이 OSS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해당 OSS의 라이선스를 준수해야 한다. 그 라이선스를 위반할 경우 해당 오픈소스에 대한 이용 권리가 박탈되고, 이를 제품화 한 경우에는 더 이상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 게다가 오픈소스 공동체가 제기한 소송 및 라이선스 위반 기업이라는 이미지 훼손 및 신뢰성이 추락하면, 기업 이미지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OSS 라이선스 위반행위가 발생할 경우, 그 해결을 위한 시도는 대체로 법적인 접근보다는 오픈소스 공동체 내에서 위반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설사 법원에서 소송을 통해 분쟁으로 다루어지더라도 상호 조정을 통해 합의하거나, 피고가 라이선스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Jacobsen 사건을 비롯한 다수의 사건에서 OSS 라이선스 조항의 위반뿐 아니라 저작권침해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OSS 라이선스를 위반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는 계약위반에 그치고, 어떤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되는가? 이는 여전히 일의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이는 라이선스의 법적 성질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만일 GPL을 위반하고 이차적 저작물의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은 경우에 라이선스의 의미를 ‘계약’으로 보는지 또는 ‘조건부 저작권 불행사 선언’으로 보는지에 따라 라이선시가 해당 소스코드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며, 라이선스를 계약으로 본다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기에 소스코드의 공개를 요구할 수 있지만, ‘조건부 저작권 불행사 선언’으로 본다면 저작권의 효력이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에 한정되기 때문에 소스코드의 공개를 요구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저작물의 이용허락 위반의 효과를 분석할 때, 저작권법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것을 위반한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저작권의 비본질적 내용에 관한 방법 및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는 단순히 채무불이행 책임만을 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나, 그 판단은 구체적인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으리라 본다.

OSS 라이선스는 개발 초기부터 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적이다. 양산 시점에 OSS 라이선스 관련 이슈가 발견된 경우 소프트웨어 구조 변경 등이 필요하게 되어 양산 시점이 지연되는 등의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OSS 라이선스 이슈는 모든 개발자와 관리자가 함께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유하여야 효율적으로 대처가 이루어질 수 있다. OSS를 활용하여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험과 책임에 대해서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olis.or.kr/library/openSwDetail.do?bbsId=103&bbsNum=30020